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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가장 듣기 좋은 소리 / 喜聽裙聲

무용 2018. 10. 1. 18:41


 

고금소총 -450

 

가장 듣기 좋은 소리 (喜聽裙聲)

 

송강 정철(鄭澈:15361593)과 서애 유성룡(柳成龍:15421607)

어느 날 교외에서 손님을 전송하기 위해 서로 약속을 하고 나갔다.

 

옛날에는 지방 관직을 맡아 떠나거나 낙향하게 되면

작별하는 날 떠나가는 쪽 도성 밖 교외에 차일을

쳐서 미리 자리를 마련한뒤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이 술과 안주를

마련해 와서 대접을 하고 작별하는 전송 행사가 있었다]

 

그런데 이 자리에는 백사 이항복(李恒福:15661618)

일송 심희수(沈喜壽:15481622) 월사 이정구(李廷龜:15641635)

함께 참석하게 되었다.

 

술이 몇 바퀴 돌아 모두들 얼큰해지니 한 사람이

제안을 했다.

 

우리 돌아가면서 한 구절씩 짧은 글귀를 짓되 그 내용을󰡐

가장 품위 있고 듣기 좋은 소리󰡑로 읊어 보도록 합시다.

이에 송강 정철이 나서서

 

淸宵朗月 樓頭雲聲 (청소낭월 누두알운성):맑은 밤

밝은 달빛이 누각의 머리를 비추는데 이를 가리며 지나가는

구름 소리라고 읊으며 이 소리가 가장 좋다고 했다.

 

이어 일송 심희수가 받아 다음과 같이 말하며 읊었다.

내 그보다 더 고상하고 좋은 소리를 나타내 보겠으니

어디 한번 들어 보시오.

 

滿山紅樹 風前猿嘯聲 (만산홍수 풍전원소성):

산 가득 찬 붉은 단풍에 바람 앞을 스쳐 울리는

원숭이의 휘파람 소리 이 소리야말로 절품이 아니겠소?

 

그러자 서애 유성룡이 은은한 목소리로

曉窓睡餘 小槽酒滴聲 (효창수여 소조주적성):새벽

창 잠결에 들리는 작은 통에 술 거르는 소리라고

읊으며 이 소리가 더 매력적이지 않느냐고 말했다.

 

이때 월사 이정구가 받더니 山間草堂 才子詠詩聲

(산간초당 재자영시성):산골 마을 초당에 도련님 시 읊는

낭랑한 그 목소리󰡕라고 읊자 마지막까지 듣고 있던

백사 이항복이 웃으면서 말했다.

 

여러분들이 들려준 그 소리도 모두 좋기는 한데 아마도

내 지금 읊는 이 소리만은 못할 것이요. 한번 들어 보시지요.

하고는 목청을 가다듬어 이렇게 읊었다.

 

洞房良銷 佳人解裙聲 (동방양소 가인해군성):깊숙한

방안 좋은 밤에 아름다운 여인의 치마 벗는 소리.이에

모두들 그 소리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 한바탕

크게 웃었더라 한다.

 

-출처 : 들꽃향기-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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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아름다운황혼열차(黃昏列車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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