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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추자도 올레길 청물드는 남쪽바다 흑산도 홍도의 비경을 찾아서

무용 2018. 11. 25. 17:24
    청물드는 남쪽바다 흑산도 홍도의 비경을 찾아서 홍도에 가면 슬픈 여가 있다 슬픈 여자였는지 슬픈 남자였는지 어느 날 폭풍이 일어 돌처럼 굳어버린 사랑 이야기 설풍금 아래 청물이 흘러오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울었다. 바다여 너는 어찌 그리 푸른 것이냐고 깊고 푸른 그대의 사랑 앞에서 몸 둘 바를 몰랐던 한 시절의 순애보가 인해전술처럼 밀려오는 적도의 물 구비 앞에서 어찌 그리 눈물겨운 것인지 문텅거리 수초섬에 회유하는 漁族들처럼 청물이 흘러오는 슬픈 여에 숨어서 낭자하게 흐르는 저 비취빛 물결에 말하고 싶었다. 사랑은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하지도 않고 사랑은 순결할 것 같지만 순결하지도 않았다고 그리하여 이별의 순간이 안개처럼 찾아와 문밖에 서 있으니 바다여 이 시린 물빛으로 화관을 쓰고 눈물 나게 이별의 노래를 불러도 좋지 않겠는가. 밤하늘에 은하수가 흐를 때 우주의 저 먼 시간으로부터 찾아온 우리는 아주 그리웠던 소식이었음을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등대의 불빛처럼 타오르다가 저마다의 바윗돌로 굳어져서 고독한 존재가 되어갈 때 폭풍이 몰아치던 날 바다가 삼켜버린 사랑이야기처럼 나는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슬픈 여가 되고 싶었다. 슬픈 여가 되어서 청물이 드는 외딴섬의 가을바다를 홀로 기다리고 싶었다. 슬픈 여(礖) / 이형권

    가을 바다가 그리워졌을 때, 추자도 올레길 섬여행 나 이제 바다로 가야겠네 먼 곳으로 떠나야 할 사람처럼 낡은 가방을 들고 철지난 바닷가로 떠나가야 겠네 여름은 한줌 햇살처럼 사라져 갔으니 뜨거웠던 청춘의 시간이 휩쓸고 간 자리 가을바다는 얼마나 허허로운가 홀로 모래톱으로 가 앉으면 바다는 비취색으로 출렁이는 슬픔 열 평쯤 그 푸른 빛을 내 가슴에 안겨주리 해변을 떠도는 물 새 한 마리 인생은 더 먼 곳으로 날고 싶었으나 붉은 등이 켜지는 어느 旅宿처럼 낯설어졌을 뿐 파도처럼 열망에 사로잡혀 밀려오던 날이 있었으니 그 바닷가에 가면 아주 쓸쓸하지는 않으리 나 이제 바다로 가야겠네 일상일랑 유서처럼 애뜻하게 남겨 두고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떠나가야겠네 가을바다 노래 / 이형권

출처 : 演好마을
글쓴이 : 銀海(황용덕)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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