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스라엘에 야헬이 있고 프랑스에 잔다르크가 있다면, 우리한테는 논개가 있다.
같은 여인으로 프랑스의 소녀는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른 여장부였다면,
반면 우리의 여인은 다소곳 한 미모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단심을 가슴 깊숙이 숨기고 한 목숨을 던져 의기(義氣)를 세우는 기생의 몸이다.
한편 이스라엘에는 야헬을 포함하여 많은 여인들의 무용담이 전해지고 있다.
이런 이스라엘 여인처럼 나라를 구하는 여인들이 우리 역사에 논개 말고도 좀 더 많이 등장했더라면 우리 역사가 많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.
그러나 이렇게 용감한 이스라엘 여인들은 한 사람도 죽지 않았었고 또 프랑스의 잔 다르크도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은 대신 종교재판에 의하여 희생되었지만, 의기(義妓) 논개는 적장을 죽이기 위하여 자기 한 목숨을 바쳐 죽음을 택하였다는 점에서 저들과 다르다.
촉석루(矗石樓) 발근 달이 논낭자(論娘子)의 넉시로다
향국(向國)한 일편단심(一片丹心) 천만년(千萬年)에 비취오니
아마도 여중충의(女中忠義)난 이뿐인가 하노라